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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의 Oct 24. 2018

기웃거리며

희미한 불빛을

좇아 떠난

존재한 적도 없었던

꿈의 세계로의 여행


색도 없는 나침반과

그림자만 남은 지도를 들고

가끔은 환한,

세상의 모든 어둠을 몰아낼 만큼

환한 불빛을 쫓았다.


작은 반딧불의

꺼져가는 생명처럼

바들거리는 불빛 속에 뛰어들어


다시 세계를 보았다.

작지만 무한한 우주의 공허를 보았다.


덕분에 나는

존재한 적 없는

세계에서 쫓겨났다.

무(無)의 조각만을 몇 개 쥔 채.


가끔은

이 파편 속의 작은 빛이

나를 부르는 것도 같다


이 안으로 들어오라고,

없음의 안으로 들어오라고,


나는 또 혹시 하며

희망의 그림자를 뒤적이고

입구의 담벼락을 기웃거리네


하지만 나는 이미 보았네

보이지 않음을 보았네.


이제 나는

너의 파편을 꼬옥 쥐고


또 다른

꿈의 세계를 찾아 나서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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