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를 쫓는 소년
(2017. 7. 14. 작성됨)
꿈을 꾸는 소년, 소녀들
얼마 전에 프로듀스101의 두 번째 막이 내려갔다.
나는 시즌 1은 어쩌다 1번 봤고, 시즌 2는 한 번도 못 봤다.
그들, 그리고 그녀들은 참가하여 힘든 연습을 하고, 평가받고, 등급이 매겨진 채, 표를 기다린다.
그러나 서바이벌답게,
현실은 전부를 선택하지 않는다.
무지개를 쫓는 소년
어릴 적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한 아이가 무지개를 보고 그 일곱 빛깔의 아름다움을 얻기 위해 여행을 떠났던,
그리고 결국 그것은 결코 닿을 수 없는 것임을 깨닫고 백발이 되어 빈손으로 돌아왔던 이야기를.
이 이야기는 허황된 것을 쫓지 말라는 메시지를 준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우리의 사회와 많은 성공한 사람들은 말한다.
꿈을 따라가라고.
두렵지만 도전해보라고.
열심히 노력하면 될 거라고.
언뜻 보면 문제가 없지만 잘 생각해보면
우리의 어릴 적 동화가 했던 것과는 반대의 말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처음 소개했던,
가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도전하는 많은 연습생들
그들이 쫓고 있는 게,
당신이 쫓고 있는 것이,
그리고 내가 쫓고 있는 꿈이,
무지개가 아니라고 장담할 수 있을까?
아쉽게도
그럴 수는 없을 것 같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듯이,
적어도 지금, 우리는 열심히 도전하고 실패하는
많은 이들과 함께 이 사회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 얘기는 결국 우리의 꿈으로의 도달에 영향을 주는 것이 노력 말고도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떤 것들이 있을까?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돈, 운, 재능, 혹은 인맥, 권력, 경우에 따라서는 비양심적 이기심이 될지도 모르겠다.
이 중에서 우선 재능을 생각해보면
예술가(미술, 음악 등)와 과학자들은 재능이 없으면 안 될 것 같아 보이기도 한다.
우리가 누구나 알고 있은 예술가, 과학자들은 사실 재능이 있는, 그것도 많은 이들이 아닌가?
다음으로는 운이다.
운은 목표의 성취를 방해할 때, 특히나 영향력이 큰 것 같다.
체육선수가 교통사고를 당해서 전신마비가 됐다거나... 하는 극단적인 경우도 있을 수 있고,
자영업자들의 성공 여부도 운이 꽤 작용할 수 있다.
운은 얘기하면 끝이 없고 그래서 사실 의미도 없는 것 같다.
결국 우리의 도전, 그 성패 여부는 우리의 손끝이 닿지 않는 곳의 다양한 것들에서도 영향을 받는 것 같다.
그러면 우리는 어쩌나?
어떻게 해야 할까? 성공이 불확실한 꿈같은 건 꾸지 말고
꿈이 없이 사는
남들처럼 이곳저곳 회사에 이력서 넣고 공무원 시험이나 준비하는 게 맞는 건가??
다행히도, 아니 사실은 불행히도
우리는 그럴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그쪽이라고 해서 보장된 게 없다는 건 다르지 않으니까...
어차피 둘 다 불확실한데 하고 싶은 거 하는 게 낫지 않겠나?
.
.
.
.
.
라고 결론짓기 전에
한 가지 더 생각해볼 게 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라고,
꿈이라고 믿고 달려와보니 막상 나에게 안 맞으면...?
나는 세상의 모든 일을 알지 못하고 내가 꿈이라고 믿고 있는 많은 일들을,
사실 직접 일로서 해 본 것은 아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많은 다른 사람들도 그럴 것 같다.
나중에 가보니 더 좋아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고,
지금 좋아하던 일이 싫어질 수도 있고,
심지어 일의 고통스러운 부분은 생각지 못했으나 원래부터 안 맞는 일이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얘기해 봤자
언제나처럼 결론은 다시 돌아온다.
그렇다고 지금 좋아하는 걸 놔두고
좋아할지 어떨지도 모르는 것을 택할 수도 없잖아?
라고.
그래도 이렇게 생각해보는 것이 무의미하지는 않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은 두 가지 결론을 더 알려주기 때문이다.
1. 어찌 되었든 자신이 쫓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가능한 자세히 알아보는 것이 좋다는 것.
2. 사실 당연하지만 나에게 맞는 일이 세상에 딱 하나만 존재하지는 않을 테니 기회가 있다면 여러 시도를 해보는 것도 좋을 것.
끝으로...
우리가 쫓는 것이 무엇인지는 결국 가봐야 알 수 있다.
결국
무지개를 쫓던 소년은 그것을 얻지 못했지만,
나는 그 소년이 어리석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을 쫓는 동안에 그는 그 아름다운 빛깔을 계속 볼 수 있지 않았던가?
생각해보자.
성공할 거라고 확신할 수 있다면,
그것을 도전이라고 부를 수 있는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