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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진 Apr 19. 2020

신뢰하거나 참고하는 영화 전문가 6위라고요...?

<씨네21> 1251호 기사에 언급된 나


좋은 건 널리 자랑하고 알리라고 배웠으므로 브런치에도 공유해야겠다. 며칠 전에 발간된 영화 주간지 <씨네21> 1251호의 '대한민국 10대 관객 보고서'라는 기획 지면에 내 이름이 언급되었다. '신뢰하거나 참고하는 영화 전문가' 6위로.


아니, 저를,, 요,,,?
'영화평론가가 아니지만, 브런치나 영화 글쓰기 강의, SNS를 통해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꾸준히 해왔다는 점에서 10대들에게 알려진 것으로 보인다.'


'10대 관객 684명 전수조사를 통해 본 Z세대 관객 성향'이라는 부제가 붙은 <씨네21>의 이 기획은 씨네21과 롯데컬처웍스(롯데시네마)가 함께했다고 한다. 롯데시네마에 가입한 10대 회원들을 대상으로 이들이 선호하는 영화와 영화인, 영화를 소비하고 정보를 얻는 방식을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한 것.


장영엽 편집장 님의 에디토리얼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충격적이었던 결과는 '신뢰하거나 참고하는 영화 전문가는 누구인가요?'란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영화매체로서 어떤 방향을 바라보며 누구와 어떤 방식으로 소통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더욱 깊게 만든..."이라는 대목을 읽고 있으니 그게 딱 내 기분 같기도 했다.



(이 기사를 지인을 통해 접하고 든 생각 첫 번째: 10대 관객 분들이 이동진 평론가 님의 성을 헷갈린 건 아닐까,,, 두 번째: 혹시나 나 말고 '김동진'이라는 이름을 가진 + 영화에 대해 글을 쓰거나 이야기하는 다른 누군가가 계신 건 아닐까. 세 번째: 이것은 현실인가. 네 번째: 10대 관객 분들,,, 저를 어디서 어떻게 아세요,,,?)




며칠 전 <씨네21>의 편집팀장이신 이다혜 기자님이 인스타그램의 댓글로 내게 "다음 주 월요일자 <씨네21>을 구입하십시오. 꼭."이라고 말씀하셨다. 그 댓글이 달린 피드가 오은 시인의 신작 산문집 <다독임>에 대해 올린 사진과 글이었기에 단순하게 '오은 시인의 인터뷰가 실렸나 보다...?' 하고 있었다. 잡지 정기구독을 하는 편은 아니고 관심 가는 내용이 있을 때마다 서점에 가서 직접 보고 사는 편이라, 이번 호(1251호)도 서점에 가서 사야겠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열심히 바쁜 척하느라) 온라인 서점에서 주문을 하게 되었고 그걸 배송받은 게 어제다.


위와 같은 문자를 받은 건 씨네엔드 영화모임 '월간영화인' 시얼샤 로넌 편 두 번째 모임을 진행하고 있던 때였다. 모임을 마친 후 집으로 돌아와 <씨네21>의 해당 기사를 직접 확인하고는 잠을 이루기까지 들었던 그 비현실적인 기분.


얼마 전 지인과 이야기하면서 스스로의 콘텐츠가 정체되어 있는 것 같다는 말을 한 적 있다. 이메일 연재 콘텐츠와 브런치, 인스타그램을 병행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글이 다소 분산될 수밖에 없었고 당장 조회수 같은 여러 지표에서도 좀 차이를 느끼기 시작했다. 게다가 카카오톡 채널이나 다음 등을 통해 외부 유입이 많은 브런치의 특성상, 그리고 브런치 내부에서 댓글과 같은 교류가 아주 활발하지도 않다는 특성상, 최근 써내려 온 본인의 글이 얼마나 가치 있거나 유용하거나 공감될 만한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될 때가 많았다.



이번 <씨네21>을 읽으면서 조금이나마 희망 내지는 위로를 얻게 되었다고 할까. 20대, 30대보다도 집중력이나 글을 끝까지 읽는 능력 같은 게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10대 관객 대상의 설문에서 긴 글 (사실 2천 자 3천 자 정도의 글이 정말 '긴 글'이라 생각지는 않지만)을 쓰는 내가 언급되었다는 게 아직도 좀 어리둥절 하기도 하지만.



어제는 핍진성이라는 말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했다. 꾸준하게 무엇인가를 한다는 게 정말 그 자체로 가치 있는 것이 될 수 있을까. 아직도 확신이 있지는 않다. <쓰리 빌보드>(2017)에서 "가면서 결정하자"라고 말했던 밀드레드처럼, 나 역시 일단 가볼 작정이다. 다만. "I guess we can decide along the way."


(아, 이번 <씨네21> 1251호의 '대한민국 10대 관객 보고서' 기획은 지난 <기생충> 스페셜 에디션 때와 마찬가지로 온라인 서비스를 하지 않고 지면을 통해서만 공개된다고 한다. 필요한 조치라고 생각한다. 영화 매체가 지속 가능하기 위하여.)


<씨네21> 1251호 사세요 여러분!



*프립소셜클럽 [영화가 깊어지는 시간]: (링크)

*매월 한 명의 영화인을 주제로 다루는 영화모임 '월간영화인': (링크)

*원데이 영화 글쓰기 수업 '오늘 시작하는 영화리뷰': (링크)

*원데이 클래스 '출간작가의 브런치 활용법':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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