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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진 Dec 18. 2021

‘경찰 살해범’이라는 낙인을 씻어내려는 이의 드라마

넷플릭스 영화 ‘언포기버블’(2021) 리뷰

20년 전 끔직한 일로 교도소 복역을 하게 된 ‘루스’(산드라 블록)는 출소 후 새 삶을 살고자 하지만 ‘경찰 살해범’ 꼬리표는 어딜 가나 그의 일상을 가로막는다. 20년 전 헤어진 동생에게 안부 연락을 하려던 시도도 동생의 양부모에 의해 좌절되고, 생계를 위해 생선 공장과 목공 일을 하는 동안, ‘루스’의 삶에 과거의 일들이 하나 둘 끼어든다.

샐리 웨인라이트의 TV 시리즈 [언포기븐]을 원작으로 한 넷플릭스 영화 <언포기버블>(2021)은 이미 <그래비티>(2013), <버드 박스>(2018) 등을 통해 인생의 모든 것이 무너지는 일들을 겪어낸 이를 연기해 온 산드라 블록이 잘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를 익숙하게 담는다. 동생을 포기하지 못할 수밖에 없는 각별하고도 절박한 심정을 드러내는 동시에, 가석방되어 매일 감시를 받고 나날이 과거를 떠올려야만 하는 사람의 내면도 더없이 생생하다.


영화 '언포기버블' 스틸컷

관건은 영화 후반부에 드러나는 사건의 전말, 그리고 거기 연루된 또 다른 가족들의 행동인데 <언포기버블>이 캐릭터 조형과 활용에 성공적인 영화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여기에는 동생의 양부모, 그리고 ‘루스’가 살았던 집에 거주하는 변호사 부부, 그리고 ‘루스’가 일하는 생선 공장의 동료, 과거 사건 피해자의 두 아들 등 제한적인 상영시간 안에 여러 캐릭터가 개입된다. 수시로 개입하는 플래시백은 다소 반복적이며 한스 짐머의 스코어도 드라마를 잘 살리는 쪽이기보다는 간신히 흐름을 지탱하는 쪽에 가깝다.

삶은 저절로 흐르지 않고 끊임없이 부딪히고 좌초되며 어디서든 더한 풍랑이 찾아온다는 걸 <언포기버블>은 보여준다. 마지막 장면에서 전해지는 어떤 해원과 안도감도 있다. 다만 ‘루스’에게 끊임없이 주어지는 난관의 과정들이 그 자체로 효과적인 드라마였는지에 대해서 생각한다면, 결말이 충분한 보상이 되지는 못한다.


영화 '언포기버블' 국내 포스터
영화 '언포기버블' 스틸컷

*인스타그램: @cosmos__j

*모임/강의 등 공지사항: bit.ly/cosmos__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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