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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진 Oct 14. 2016

영화를 만난 시간의 글들: <시선일삼> 2호

소장하고 싶은 영화책


<시선일삼>의 첫 번째 호가 나온 것은 2015년 6월의 일이었습니다. 아니, 책을 손에 받아본 것이 6월이었지, 책을 만들기 위한 기획이 시작된 것은 2014년 10월의 일이었고, 저는 2015년 1월 무렵 제 원고를 책에 보탰습니다. 아마도, 제가 대단한 글쟁이였어서는 아닐 것입니다. 영화 매체에서 객원기자 활동을 하던 중 만나게 된 어느 형이 저보다 몇 배는 더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이었고, 게다가 영화를 위해서 책을 만들기로 생각할 만큼의 결단력과 추진력도 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고맙게도 저에게 글을 쓸 것을 제안해주었던 덕분에, 저는 간편하게 원고를 작성하고 필진의 한 명으로 이름을 실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의 개인 소셜미디어 계정에 책을 홍보하는 것은, 편집자가 책을 고안하고 브랜딩을 하고 글을 모으고 교열을 하고 펀딩을 하는 작업에는 빙산의 일각에도 미치지 못하는 일이었을 겁니다. 목표액의 110%를 모금해 1호는 온라인 페이지를 포함해 주요 오프라인 독립서점들을 통해 독자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영화를 사랑함으로 인해 제 주변에는 꾸준히 만남이 있어왔습니다. 글을 쓰는 것은 바로 그 영화를 만난 경험들에 대해 복기하는 일이었습니다. 극장에서 영화가 시작하기 전 배급사의 리더필름이 나오는 그 순간은 곧 모든 것이었습니다. 한 프레임씩 지나가버리면 다시는 정확히 똑같은 순간으로는 돌이킬 방법이 없는 그 순간들을 붙잡고 그때의 경험을 떠올리며 글자로 소환해보고, 또 다른 사람의 그것과 나누며 생각의 지평을 넓히고 마음의 교류를 얻는 그런 일들은 언제나 하나도 빠짐없이 새로웠기 때문에, 공적인 일을 하면서도 사적인 글을 계속 쓸 수 있었습니다. 혼자서 써내려가는 그 문자 언어들이, 영화 밖 세상을 만나게 하고 돌아보니 영화 안팎을 살고 있는 저를 발견하게 해줬습니다.


그렇게 <시선일삼>의 1호가 나온지 1년하고도 반이 지나, (사실, 북티크 서교점에는 여전히 <시선일삼> 1호의 재고가 있습니다.) 이제서야 2호의 소식을 전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편집을 담당한 '김시선'의 말을 빌리자면, <시선일삼>은 시간이 지나면 금세 잊혀지는 글이 아닌, 조금씩 쌓이는 먼지들과 닳아가는 시간의 흔적만큼 가치가 더해져 언제든 꺼내보고 싶고, 또 읽으면서 보고 듣고 만지며 느낄 수 있는, 그런 호흡하고 소장하는 글을 지향합니다. 여기에 실린, 저를 제외한 나머지 12가지 시선의 글들 모두, 저보다 영화를 더 오래 많이 다양하고 깊이 사랑스럽게 보시는 멋진 분들의 글이라는 점을 자신합니다.


읽는 사람에게 그런 영화와의 만남을 선물하고 싶은 책, <시선일삼> 2호의 크라우드펀딩이 진행 중에 있습니다. 현재 목표액의 40%가 모금되었으며, 펀딩 기간은 10월 29일까지입니다. 2호는 1호 때와 달리, 오프라인 서점 입고를 진행하지 않습니다. 아마도 이번 크라우드펀딩 겸 예약판매는, <시선일삼> 2호를 손에 쥐어볼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일 겁니다. 책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아래 링크를 찾아보시거나, 혹은 저에게 물어보시면 됩니다.


책을 만나보게 될 분들에게 미리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


https://www.tumblbug.com/siseon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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