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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진 Mar 22. 2018

좋아함에 이유라는 게 필요할까요

[82년생 김지영]을 읽었다는 아이돌

'좋아한다'라는 건, 순수함에서 비롯하는 것이다. 어떤 계산이나 의도 없이, 이유는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좋아한다는 것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므로. 그게 사람이든 무엇이든 간에 말이다. 그것들의 대부분은 특정한 이유로부터 시작된다기보다 후천적으로 그 계기에 대한 깨달음이 온다. 이래서 좋은 게 아니라, 좋은데 이런 것. 알 수 없는 어떤 것 때문에 일단 좋아지고, 까닭은 나중에 깨닫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어떤 대상에 대해 '내가 좋아하는 거니까 그것은(그는) 나에게 어떤 것을 해줘야 해.'라고 한다면 그 좋아함은 대개 변질된다. 계산과 목적이 부여된 애정은 순수할 수 없다. 좋아함에는 어떤 자격이나 권리가 따르지 않는다. 유명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대중의 관심을 먹고살기 때문에 대중이 어떤 것을 요구해도 된다고 판단하는 것은 착각이다. 일단, 연예인은 자신의 재능으로 먹고사는 것이 먼저이며 인지도나 인기는 후천적인 것이다.


누가 [82년생 김지영]을 읽든, [공산당 선언]을 읽든, 도대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웃긴 노릇이다. 상대의 취향이나 생각에 대해 가치판단을 선행한다는 것. 다른 사람이 무슨 책을 읽는지에 관심을 넘어 참견을 할 시간에, 자신이 한 권이라도 책을 더 읽는 것이 백 배는 더 생산적이고 가치 있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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