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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진 Jul 31. 2018

안주하지 않고 진화하는, 시리즈의 가장 확실한 정점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2018)

영화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스틸컷


약 3주 전 극장에서, 이 영화의 예고편이 스크린에서 나올 때 근처 어느 관객의 무심한 말을 들었다. "또 나와? 이제 그만 좀 해도 되지 않나" 올해로 햇수로 23년째인 시리즈를 두고 누군가는 얼마든지 그럴 말을 할 수도 있겠지. 최근 할리우드 영화계에 오리지널 콘텐츠보다 원작의 영화화, 혹은 시리즈의 연장이나 리부트, 시퀄, 프리퀄, ... 그런 영화들이 많아진 건 사실이나. 이것들이 단지 전작의 이름값에만 기댄 채 대충 만들어지지는 않는다는 것 역시 분명한 사실이다. 같은 제작사(파라마운트)의 <트랜스포머> 시리즈와 달리,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는 20년이 넘도록 흥행에 실패한 적이 없으며, 게다가 영화를 거듭할수록 그 결과물에 대한 지지 역시 공고해지고 있다.


어디선가 이제는 지겹다고 말하고 있을 어떤 관객들에게,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2018)은 자신의 존재만으로 왜 이 시리즈가 여전히 계속 만들어질 수밖에 없는지를 증명한다. 브라이언 싱어의 <작전명 발키리>(2008)의 각본가로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10년째 톰 크루즈와의 연을 이어오고 있는,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의 존재(Written and Directed by)가 전작에 이어 이번에도 빛난다. 도심의 지형지물과 공간적 특성까지 액션의 몰입감을 높이는 데 효과적으로 활용되며, 시리즈를 이어온 특유의 소품들과 임무의 정체성까지 잃지 않는다. 촬영, 음악, 편집 등 주요 스태프들이 전작에서 대부분 바뀌었음에도, 이 영화의 얼굴들은 오로지 자신만 믿고 따라오라는 듯 잠시도 중심을 잃지 않는다.


영화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스틸컷
영화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스틸컷


매번 화제가 되어온 액션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무엇보다 뛰어난 것이 각본인데, 내부의 적으로 의심받는 상황과 타 정보기관의 개입, 게다가 전작들에서 활용되었던 주요 인물들의 재등장과 새 배역들의 가세, 여러 공간을 숨 가쁘게 오가면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 여유까지 모두 갖췄다. 이쯤 되면 관객으로서는 알면서도 속아주게 되는 것들이 있다고 해야겠는데, 이 영화를 보면서 톰 크루즈가 '미션'에 실패하리라고 짐작하는 관객은 (거의) 없을 것이다. 우리는 수직의 암벽에 매달린 톰 크루즈도 결국 고지에 올라설 것임을 안다.


그러니까, 시리즈의 핵심은 결과물보다는 그 과정 자체에 있는 것이다. 극한의 상황적 제약 속에서 '함께'이기를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 생사를 가늠하기 힘든 상황에서도 신뢰를 놓지 않는 사람들, 그리고 한 사람을 곧 인류 전체만큼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 이런 과정이란, 원작 TV 시리즈가 만들어지던 때인 냉전 시기에 대체로 경시되거나 무시되던 것들이다.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은 한순간도 쉬지 않고 가장 불가능한 상황을 만들어낸 후, 오직 '에단 헌트'만이 가능하게 만들 수 있는 방식으로 다음 상황을 이어가게 한다. 캐릭터와 이야기가 하나가 되어 자신만이 해낼 거라고 믿는 미션을 함께 실현하는, 진화하고 발전하는, 시리즈의 확실한 정점. '로그네이션'에 이은 또 한 번의 'Go Rogue'다. (★ 9/10점.)



영화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국내 메인 포스터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Mission: Impossible - Fallout, 2018), 크리스토퍼 맥쿼리

2018년 7월 25일 (국내) 개봉, 147분, 15세 관람가.


출연: 톰 크루즈, 사이먼 페그, 빙 라메스, 레베카 퍼거슨, 헨리 카빌, 안젤라 바셋, 알렉 볼드윈, 숀 해리스, 바네사 커비, 미셸 모나한, 웨스 벤틀리 등.


수입/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스틸컷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국내 예고편: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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