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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진 Jan 19. 2019

삶은 혼자만의 것이 아니에요, 그걸 알아야 해요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로부터

삶이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 수많은 타인들과의 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가꿔지고 정의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던 차에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2012)의 한 대목을 떠올렸다. 여섯 개의 시공간적 배경이 한데 어우러진 이 영화에서, 한 시대에서 복제인간이었던 '손미-451'의 각성과 그가 남긴 메시지가 다른 한 시대에서는 메시아적인 가르침으로 하나의 종교가 된다. 예고편에서도 접할 수 있는 "Our lives are not our own..."으로 시작하는 내레이션이 영화에서는 바로 그 '손미'의 가르침을 전하는 어떤 인물의 입을 빌려 등장하는데, 직역하든 다른 의미를 부여하든 그 뜻은 명확하다. 뒤이어 이어지는 내용은 "요람에서부터 무덤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타인과 연결되어 있다"라는, 더 직접적인 말이다. 인간의 삶은 자신의 것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 살아있는 한 우리는 좋든 싫든 모두 타인과 연결된다. 누구와도 격리된 채 완전히 혼자서만 살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아니, 없다고 하는 게 성급한 단언이기만 할까. 워쇼스키 남매(영화를 만들 당시. 지금은 자매다.)와 톰 티크베어 감독이 함께 연출한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사적인 팬심을 감안하고 보더라도 뛰어나게 잘 만든 영화라고 칭하긴 어렵다. 그러나 그런 영화 한 편이 내게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작품의 내적 완성도 면에서 아주 칭찬하기는 어렵지만 마음으로는 이미 그 이야기에 깊이 동하여 영화 밖의 삶으로 훌쩍 스며 있는 것. 철학자 김진영의 책 『아침의 피아노』에서 한 대목을 여기 가져와도 괜찮을까. "때와 시간은 네가 알 바 아니다. 무엇이 기다리는지, 무엇이 다가오는지 아무도 모른다. 모든 것은 열려 있다. 그 열림 앞에서 네가 할 일은 단 하나, 사랑하는 일이다." 누구에게나, 구름 속을 걸으면서도(Cloud) 지나고 돌아보면 그 발자취가 지도가 되어 있는 것을(Atlas) 발견하는 순간이 있으리라. 그러니 언제 어디서든 이 삶을 오로지 사랑하고 또 그러하듯이 타인을 대하라. 유한한 삶을 무한히 사랑하고 믿어보게 만드는, 찰나의 순간에도 이 시간과 거리를 넘어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고 그에 감사하게 만드는 영화와 책의 존재가 오늘따라 더 소중히 다가온다. 이 불완전한 세상에서도, 이야기는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다. (2019.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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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의 음악은 연출로 참여한 톰 티크베어 감독이 직접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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