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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진 Feb 04. 2019

우리가 결코 알 수는 없을, 스타의 내면과 속사정들

넷플릭스 영화 <레이디 가가: 155cm의 도발>로부터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레이디 가가: 155cm의 도발>은 5집 정규 앨범 'Joanne'(2016)의 작업 과정부터 2017년 슈퍼볼 하프타임 공연 등 레이디 가가의 굵직한 시기를 따라가지만 반려견과 시간을 보내거나 요리하는 모습, 가족들과의 일상 등을 긴밀하게 담는다. <에이미>(2015)에도 등장했던 DJ이자 프로듀서 마크 론슨 등 익숙한 얼굴들도 보이는데, 스타의 무대 뒤를 조명하는 다큐멘터리들의 가치는 단지 '연예인의 인간적인 모습' 같은 걸 담는 데 있지 않다. (실은 너무 당연한 거다. 연예인을 사람이 아니라 상품처럼 대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들은 그걸 모른다는 게 문제지만.) 진짜 가치는 그들이 존엄한 개인으로서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자신의 일을 어떤 방식으로 사랑하는지를 보여주는 데 있다. "여자로서 내가 누군지 불안하지도 않고 나 자신이 부끄럽거나 창피하지도 않아요."라고 웃으며 말할 수 있게 되기까지 그에게는 그간 얼마나 많은 일이 있었을까. 얼마나 많고 깊은 고통을 감내해야 했을까. 스타의 사생활에 대해 "안다"라고 말하는 건 언제나 착각이다. 그리고 그것에 대해 '"알 권리가 있다"라고 말하는 것도 내 기준에선 착각에 불과하다. 우리는 타인에 대해 함부로 안다고 말해서는 안 되며 타인의 생활에 대해 알 권리가 없다. <레이디 가가: 155cm의 도발>의 카메라가 담고 있는 시기는 그 시점상 <스타 이즈 본>(2018)의 촬영 이전이기도 한데, 이런 작품을 접할 때면 '그에 대해 몰랐던 면을 알게 된다'라기보다는 '원래 좋았던 그가 이래서 더 좋아지는' 것에 가까운 경험을 하게 된다. (2019.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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