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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진 Feb 05. 2019

엔터테인먼트의 명암을 그린 80년 전 '스타 이즈 본'

영화 <스타 탄생>(1937)으로부터


1937년작 <스타 탄생>(원제: A Star Is Born)은 브래들리 쿠퍼가 연출한 <스타 이즈 본>(2018)을 포함한 세 편의 리메이크를 낳은 멜로드라마다. 두 남녀 주인공의 직업이 가수가 아닌 영화배우로 설정된 점과 80년이 넘는 시대적 차이를 제외하면 이후에 나온 영화와 많은 부분이 유사한데, 명대사 중 하나로 손꼽히는 "Do you mind if I take just one more look?"(<스타 이즈 본>(2018)에서는 "I just wanted to take another look at you."으로 어순이 살짝 바뀌었지만 영화에서 완전히 동일한 기능으로 사용된다.)을 포함해 당대의 스타인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을 스타로 발굴해내고 사랑에 빠지는 얼개가 일단 그렇다. 무엇보다 눈 여겨볼 만한 점은 유명인을 향한 대중과 언론의 비상한, 때로는 과도한 관심, 그리고 성공가도를 달리는 스타가 심적으로 홀로 짊어질 수밖에 없는 고뇌가 오늘날의 영화에서 볼 수 있는 것과 다르지 않은 점이다. 영화에 당대의 가치관이 대체로 반영됨을 감안하면 1937년작 <스타 탄생>보다 요즘 관객이라면 오히려 최근작을 더 만족스럽게 관람할 것으로 보이지만, 세 차례나 리메이크되었다는 일 자체만으로 이 각본이 어느 정도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명암을 다루는 데 있어 하나의 모범례처럼 자리 잡았음을 부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2019.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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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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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스타 이즈 본>(2018)의 국내 개봉 이후 부가서비스용 제목을 '스타 이즈 본 디 오리지널'로 슬쩍 바꾼 것이야 국내 2차 매체 시장의 현실적 여건을 감안해 그럴 수 있다고 쳐도, (이게 다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 때문인 게 분명하다.) 한글 자막 번역에 매우 불만족했다. 아예 말을 자르거나 일부 대사를 번역하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다. 비교적 싼 금액에 개인 소장용 콘텐츠 구매가 가능하다고 해도, 간결하다 못해 조악하다. 1954년작을 봐야 하는데 벌써부터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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