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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진 Feb 08. 2019

인물이 아니라 영화가 만들어내는 '험악한' 분위기

영화 <험악한 꿈>으로부터

영화 <험악한 꿈>을 보다 보면 종종 '조나스'와 '케이시'의 행동에 고개를 갸웃거리게 될 때가 있다/ 가령 '케이시'는 거기서 왜 무전기를 끄지 않았을까. 혹은 '조나스'는 거기서 왜 '케이시'의 의사 혹은 연락 가능 여부도 확인하지 않고 무작정 행동에 나서나. 지켜보는 관객의 입장에서는 (물론 카메라가 의도한 만큼의) 스크린에서 펼쳐지는 일의 흐름을 보며 '저 상황이라면 이렇게 하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까' 같은 생각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 상황을 간접체험만 할 수 있을 뿐 직접 거기 있을 수 없다. 그 사람이 될 수 없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두 10대 남녀의 행동과 반응 자체보다는 영화가 만들어내는 '험악한' 분위기에 주목해보게 된다. 아무 일 없는 듯 일상적 대화를 나누는 딸과 아빠 사이에 흐르는 고요한 긴장감 같은 것. 그것만큼은 초반부터 유지되는 영화의 성취다. 어떤 영화는 겪지 않고도 이미 겪은 것 같은 기분을 들게 한다. 모든 영화가 그것에 성공하지는 않는다. (2019.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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