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생명력
개봉 예정인 한 영화의 제작보고회 행사에 다녀온 후, 행사 끝무렵 감독이 전했던 말을 곱씹고 있다. 어쩌면 흔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자신의 영화를 곧 자식에 빗대어 했던 이야기다. "영화가 개봉하는 순간부터 관객 분들과 마치 하나의 생명체처럼 호흡하면서 같이 걸어 나가는 것 같다"라며 그는 관객과 영화가 만나는 순간을 지켜보고 싶다고 했다. 영화의 물성에 대한 이야길 몇 차례 쓴 적이 있어 비슷한 귀결이 되지 않을까 약간의 염려는 있지만 그날 본 영화나 생각한 영화에 대해 쓴다는 이 영화일기의 취지는 벗어나지 않는다고 여긴다. 스크린 안에서만 머무는 영화가 아니라, 그 영화를 본 관객 한 사람 한 사람과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더 깊어지는 영화. 영화는 그렇게 단순한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하나의 이야기가 된다. 어제에 이어 또 한 번 생각한다. 겨울의 끝자락, 봄을 앞두고. 올해에도 좋은 영화를 많이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2019.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