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동진 Mar 03. 2019

좋은 영화를 더 좋게 보기 위한, 나쁜 영화 보기

나쁜 영화의 사적 기준 세우기 연습

모든 영화는 다 의미 있는 영화인 것인가. 우선 거칠게 말해보자. 연출부터 각본, 촬영, 편집, 음악 등 영화 언어의 각 요소들이 '하나의 이야기'라는 장편 영화로서의 시너지를 만들지 못하는 영화. 이야기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바(대답)를 억지로 주입시키려 하는 영화.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바 혹은 담아내고자 약속하는 바를 실천하지 못하는 영화. 자신의 이야기가 바로 자신이 아니고서는 할 수 없는 이야기임을 납득시키지 못하는 영화. 혹은, 동시대의 가치를 전하지 못하는 영화. '나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어제 일기에 썼으니 이제 그 '나쁜 영화'가 어떤 영화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해 몇 가지 쓰고 있다. 좋은 영화를, 혹은 내게 좋은 영화일 것이라는 신뢰를 주는 영화를 고르는 방법 중 하나는, 바로 이 '나쁜 영화'를 사전에 스스로 검열하거나 골라낼 수 있는 안목을 기르는 것이기도 할 테다. 그러니까, 좋은 영화만 보는 것보다 다양한 완성도의 영화를 보는 것이, 좋은 영화를 더 좋게 만들어줄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같은 이야기여도 언제나 이야기 자체보다 그것의 맥락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나쁜 영화를 하나 더 꼽아볼 수 있겠다. 추상적인 표현을 쓰자면 부분들의 합이 전체보다 큰 영화. 각 부분을 파편적으로 혹은 끊어서 일부만 보았을 때보다, 하나의 완결성을 갖춘 영화로서 그 전체가 부분보다 더 크거나 넓은 의미를 담고 있어야 한다. (2019.03.02.)

매거진의 이전글 나쁜 영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