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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진 Mar 10. 2019

정확하고 우아하고 균형 잡힌, 세 사람의 두 이야기

영화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2018)로부터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2018)는 감독의 두 전작, <더 랍스터>, <킬링 디어>에 비해 좀 더 대중성 있는(?) 이야기라고 볼 수 있다. 설정이나 세계관 자체의 기괴하거나 극단적인 특성에서 한 겹 벗어나서, 감독의 미학적 혹은 서사적 취향을 유지하면서도 인물 간의 팽팽한 균형을 잃지 않는 영화인데, 영화를 보고 나면 정작 기대했던 것보다는 흔한 이야기인 것처럼 여겨질 수도 있다. 그러나 단조로움을 피하기 위한 것인지 8개의 장으로 나뉜 구성은 매 장마다의 소제목이자 대사를 떠올리게 만들며 관객이 안심할 수 없게 만드는 묘한 효과가 있다. 카메라 중앙에 동물이 잡히면 긴장하고 배우가 들어서면 경탄하게 만드는 장악력, 그러나 신처럼 군림하려 들지는 않는 연출, 완벽에 가까운 촬영과 조명, 의상과 미장센. 마지막까지 매의 눈으로 지켜보다 엔딩 크레딧에서 엘튼 존의 곡 ‘Skyline Pigeon'이 나오기 시작하는 순간 그만 무장해제되고 말았다. (2019.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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