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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진 Mar 18. 2019

사람이 모여 풍경이 되고, 풍경이 공간이자 감정이 되는

영화 <어톤먼트>로부터

'롱테이크'에 관하여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언급될 만한 작품이 조 라이트 감독의 <어톤먼트>(2007)다. 제2차 세계대전의 말기, 프랑스에 파병 온 영국 군인 '로비'(제임스 맥어보이)는 동료들과 함께 부대를 이탈해 떠돌던 중 본능적으로 바다 냄새를 맡고 해안으로 향한다. 그곳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덩케르크>(2017)의 배경과 동일한 곳인 '던커크' 해안이다. 수십만의 영국군과 프랑스군이 독일군에 밀려 고립된 곳. 이곳에 처음 도달한 '로비'의 시선으로, '집에 돌아가지 못하는' 사람들의 모습들이 '비극'이라는 하나의 거대한 풍경처럼 펼쳐진다. 짐을 줄이고 적이 군마로 쓰지 못하게 하기 위해 자신의 말을 총으로 쏴 죽이는 장면, 난파선의 닻에 올라가 "난 집에 갈 거야!"라고 소리치는 군인과, 트럭 옆에 넋 나간 듯 말없이 앉아 있는 군인, 한데 모여 고국을 그리는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 이곳은 그저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었음을 알려주는 대관람차와 주택가, 이곳에서 '로비'는 마실 것을 찾는다. 저마다의 사연들은 하나로 겹쳐 전쟁이라는 일의 비극성을 강조하고, 나아가 주인공인 '로비' 개인의 이야기와 얽혀 작품의 공간적 배경 자체가 작품의 정서를 이끌기도 한다. (2019.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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