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등을 통해 종종 사적으로는 (이분적인 선택을 썩 선호하진 않지만 그래도 따지자면) '마블'보다는 'DC' 취향에 가깝다. 잭 스나이더 감독이 연출한 <왓치맨>(2009)과 <맨 오브 스틸>(2013)을 특히 좋아하고 패티 젠킨스의 <원더 우먼>(2017)은 말할 것도 없으며, 나머지 'DCEU' 영화들도 어느 정도 재미있게 본 편이다. 그러나 DC가 해내지 못한, 마블의 탄탄하고 결속된 시네마틱 유니버스는 칭찬할 수밖에 없다. 비록 상향 평준화로 인한 일정 수준의 단조로움과 그로 인한 피로감을 부정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마블은 <블랙 팬서>(2018)나 <캡틴 마블>(2019)처럼 단순히 새 캐릭터를 투입시키는 것을 넘어 기획된 세계관 내에서 꾸준히 변화와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페이즈 3'의 시작이 된 '시빌 워'(2016)부터 맡아온 루소 형제 감독의 이번 <어벤져스: 엔드게임>(2019)은 그런 면에서 지난 모든 '마블 영화'들의 결정판이 될 것임을 의심하지 않아도 되겠다. 아직 영화가 공개되지 않았음에도 말이다. (2019.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