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의 일기에서 <바이스>(2018)를 가리켜 '보고 나서 그 즉시 한 번 더 보고 싶어 지는 영화'라고 언급한 적이 있다. 개봉하자마자 정말로 한 번 더 관람한 <바이스>는 두 번 보니 더 '끝내주는' 영화였는데, 객석이 그리 많이 채워지지는 않은 한적한 상영관에서 <바이스>에 숨겨진 검은 유머들은 그리 유효타가 크지는 않은 듯 보였지만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바이스>는 수많은 흥미로운 연출적 장치에도 불구하고 웃기기 위한 영화인 것만은 아니었다. 지금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정말로) 한 번쯤 귀를 기울여 보라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도중에 등장하는 일종의 보너스 영상에서 그것을 다시 느꼈다. 정치, 사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관심 없는 사람들과, 상대를 색깔로 속단하고 규정하는 사람들의 모습. 아담 맥케이의 세계는 더욱 서늘해졌다. (2019.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