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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진 Apr 17. 2019

어떤 눈물은 너무 무거워서 엎드려 울 수밖에 없다

영화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으로부터

2005년 출간된 조너선 사프란 포어의 동명 소설을 각색한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2011)은 국내 극장에 정식 개봉하지 않은 영화다. 물론 9/11 테러와 세월호를 바라보는 마음이 같을 수는 없겠으나, 올해에도 찾아온 4월 16일을 앞두고 이 영화 생각이 나서 다시 보게 된다. 아빠의 죽음을 '그날' 1년이 지나도 여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소년 '오스카'(토마스 혼)는 우연히, 그리고 1년 만에 처음으로, 아빠의 방에 들어갔다가 마치 아빠가 자신에게 남긴 퀴즈이자 단서처럼 믿어지는 무언가를 발견한다. 죽음은 설명할 수도 없고 예고될 수도 없이 찾아오는 것이어서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무겁고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아픈 것이겠다. '오스카'의 아빠는 시신을 찾지 못하고 빈 관으로 장례를 치렀는데, 그 모습을 보면서 아직 '유가족'이 되지 못한 안산의 몇몇 사람들을 떠올릴 수밖에는 없었다. '유가족'이 되지 못하는 마음'이란 감히 내가 상상하거나 짐작할 수도 없는 것이다. (2019.04.15.)


*글 제목: 신철규 시 '눈물의 중력' 부분, 시집 『지구만큼 슬펐다고 한다』에서 (문학동네,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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