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동진 Apr 18. 2019

과거를 여전히 현재로 두고 살아가는 마음

영화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으로부터

(4월 15일 일기에서 계속) 그런 생각을 하면서 영화의 장면을 돌이키던 중 [일간이슬아]의 한 대목을 읽었다. "슬픔은 상실을 마주한 채로 고통받는 감정이야. 반면 애도는 슬픔을 끝내기 위한 작업이야. 언뜻 비슷한 과정처럼 보이지만, 사실 애도는 슬픔의 지속이 아니라 슬픔의 종결을 위한 작업이라고 해." 지속되는 슬픔에는 어떤 힘이 있을까. 잘 종결된 슬픔에는 또 어떤 힘이 있을까. 사람은 자신이 직접 겪지 않은 타인의 일에 대해 제대로 헤아리지 못하지만, 어떤 일에 대해서는 (거의) 모두가 비슷한 종류의 감정을 공유하기도 한다. 영화가 다루는 일이 그렇고 '우리'가 5년 전 마주한 일이 그렇기도 하다. 가능하다면 일어나지 않아야만 하는 일, 그러나 불가능하다고 해도 '우리'가 조금씩 힘을 모아 '가능한 쪽'으로 만들어가야만 할 일. 5년의 시간을 두고 누군가는 충분히 애도할 만큼 했다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일은 아무리 해도 바로 그 충분함에 이르지는 못할 것이다. 아빠 '토마스'와의 즐겁고 소중했던 일상을 떠올리는 '오스카'의 마음은 분명한 현재이기 때문이다. (2019.04.16.)


매거진의 이전글 어떤 눈물은 너무 무거워서 엎드려 울 수밖에 없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