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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진 May 02. 2019

안일하고 성급하기만 한 재난 영화

영화 <폼페이: 최후의 날>(2014)로부터

이제는 너무나도 흔하고 익숙하게 느껴지는 노예 검투사 이야기와 화산 폭발 이야기가 만난 폴 W.S. 앤더슨 감독의 <폼페이: 최후의 날>(2014). 앤더슨은 시대극보다는 차라리 <레지던트 이블> 같은 영화에 훨씬 더 재능 있어 보이는데, 아무튼 1억 달러 상당의 제작비가 투입된 <폼페이: 최후의 날>은 결과적으로 아무런 감흥을 주지 못하는 무미건조한 팝콘 무비의 전형이다. 고대 도시 폼페이와 베수비오 화산의 이야기에 익숙한 관객일지라도 화산 폭발의 컴퓨터 그래픽만큼은 나름대로 (극장에서 관람했다면) 즐길 만한 구석이 있겠으나 각본은 스스로의 탑을 쌓아 올리는 데에 (이미 무너지리라는 걸 알아서일까) 게으르다. '마일로'(키트 해링턴)와 '카시아'(에밀리 브라우닝)의 사랑은 모든 것이 빠르고 섣부르다. 실제 사료상으로 폼페이가 화산재에 묻히는 데에 걸렸던 시간보다 영화에서는 빠르게 도시의 멸망을 묘사하는데, 그만큼 재난 영화로서도 멜로 영화로서도 성급하고 안일하다. (2019.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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