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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진 May 17. 2019

물건을 수집하는 일의 책임감

그리고 물리적 영화의 무게

물리 공간의 한계를 생각해 종종 책이나 블루레이, DVD를 중고로 처분하기도 한다. 그럴 때 생각하는 건 '이 작품을 소장할 용의가 내게 충분한가' 하는 것인데 그렇지 않다고 판단될 경우 개입하는 또 하나의 기준은 중고 매매가다. 반드시 소중히 간직해야만 하겠다 여기는 작품이 몇 개 있는가 하면,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경우도 적지 않다. (이유 중 하나는 넷플릭스나 유튜브, 아마존 프라임 등에서 볼 수 있기 때문) 무언가를 내 재산으로, 혹은 내 자식으로 들이는 일에도 책임감이 필요할 것인데 처음 타이틀을 모으기 시작할 때는 '사고 싶고 수중에 적당한 돈이 있으면' 샀다. 지금은 그러지 않고 지금은 그러지 못한다. 영화의 가치와 소중함을 생각하는 데 있어 소장 가치나 경제적 가치를 따지는 일이 그 영화가 내 삶에 다가온 순수한 의미를 자꾸만 무시하거나 경시하는 일 같기 때문이다. 무형의 콘텐츠를 만질 수 있는 유형의 자산으로 갖기를 택함으로써 덩달아 인식하고 감내해야 하는 무게 같은 것. 이제는 갖고 있지 않은, 되팔기를 택한 수많은 작품들을 떠올린다. (2019.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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