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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진 May 28. 2019

가족주의의 회복이 아니라, 가족의 모습 그 자체

가족영화의 의미를 생각하며

<걸어도 걸어도>를 비롯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들을 보며 '가족영화'라는 말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가족영화의 의미에는 몇 가지가 있겠다. 하나는 온 가족이 보기에 알맞은, 즉 전 연령층을 대상으로 하여 만들어진 영화일 것이다. 다른 하나는 말 그대로 가족에 관한 영화인데, 헤어지거나 멀어졌던 가족이 어떤 일로 인해 재결합하거나 가족의 의미를 되짚어보게 되는 영화. 대표적으로는 주로 40대 전후의 남자 주인공이 나오는, 홍수나 지진, 화산 폭발 등의 대규모 재난 영화가 있다. 많은 경우의 SF 영화 역시 가족질서의 회복을 그리거나 혈연이 아니더라도 가족으로 맺어지는 일이 나타나곤 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몇 작품은 그런 면에서는 위의 경우를 따르지 않는다. 가족 질서를 애써 회복시키려 하거나 '가족이니까' 모든 걸 끌어안는 이야기가 아니라, 오직 인물의 삶 자체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그건 기승전결의 삶이 아니라 그저 하나의 단면이다. 그리하여 그의 영화는 더욱 입체적이고 현실적인 모습이 된다. (2019.05.24.)


영화 <걸어도 걸어도>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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