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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진 Jun 03. 2019

읽고 쓰는 삶은 흔들리지 않는다

영화 <다가오는 것들>(2016)으로부터

영화 <다가오는 것들>(2016)에서 이자벨 위페르가 연기한 주인공 '나탈리'는 계속해서 읽고 쓰는 사람이다. 적어도 '쓰는 장면'이 직접 나오지는 않지만 한 출판사의 철학 총서 필진을 오래 맡아왔다는 점에서 그가 철학 연구자가 된 이래 평생을 '읽고 쓰기'를 계속했음을 알 수 있다. 버스나 지하철로 어딘가로 향하거나 혹은 누군가를 기다리는 시간에도 '나탈리'의 손에는 언제나 책 한 권씩이 잡혀 있다. 영화에는 장 자크 루소의 『누벨 엘로이즈』 같은 철학적, 학문적 레퍼런스들이 다수 등장하는데 이는 '나탈리'가 평생 쌓아온 (과거의 것이 된) 것들이 헛된 것이 아니라 그 경험과 기억을 바탕으로 '다가오는' 미래를 담담히 맞이하게 된다는 점에서 단지 스치는 소재에 머물지 않는다. 타인과 주변으로부터 찾아오는 시련에 흔들리지 않는 것은 결국 자신의 의지가 바탕이 되어야 하지만, 그 의지를 쌓고 단련하게 해주는 것에는 '나탈리'의 삶에 늘 함께하는 선생들의 가르침이 있다는 의미다. 제자 '파비앙'과 '나탈리'의 관계, 그리고 '나탈리'와 선대 철학자들의 관계는 그렇게 맞물린다. (2019.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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