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동진 Jun 04. 2019

'취향 덕질'의 목록이 영화의 이야기가 되는 과정

영화 <틴 스피릿>으로부터

<틴 스피릿>은 무엇보다 선곡의 목록이 하나같이 내 취향을 벗어나지 않았다. 팝 위주로 듣는 내 편식 덕분일 텐데, 선곡의 대부분은 말하자면 그냥 '유명한 노래들 몇 곡 뽑은' 게 아니라 맥스 밍겔라 감독 본인이 즐겨 듣는 플레이리스트를 기반으로 한다. 팝 음악을 즐기고 '애정'하는 사람이 직접 고른 곡들이 영화의 사운드트랙을 이루고 그중 상당수의 곡을 주연인 엘르 패닝이 직접 불렀다. 트랙의 순서와 원곡의 지명도 역시 유의미한데, 가령 케이티 페리의 'E.T.'는 그의 상업적으로 가장 성공한 앨범인 정규 2집 'Teenage Dream'(2010)의 수록곡이다. 엘리 굴딩의 'Lights'(2010)를 거쳐 결선 무대에 등장하는 'Don't Kill My Vibe'는 노르웨이 출신 싱어송라이터 시그리드의 곡이다. 음악을 기반으로 '바이올렛'이 자신의 이야기를 펼치는 내용의 <틴 스피릿>에서 사운드트랙은 그 자체로 캐릭터를 대변하는 동시에, 그 캐릭터의 서사를 더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보강해준다. (2019.06.02.)



매거진의 이전글 읽고 쓰는 삶은 흔들리지 않는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