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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진 Jun 11. 2019

현재형으로 계속 이야기되는 과거의 시간들

영화 <로켓맨>(2019)으로부터

아티스트의 일대기를 다루는 영화에서 동성애와 가정사 등의 사적인 과거를 비롯해 약물 중독, 매니저와의 갈등 같은 일은 더 이상 새롭지 않은 것처럼 다가온다. 그렇다고 해서 그런 소재와 사건들을 단지 '위대한 인물에게 이런 과거가 있었다'라는 대비로만 삼을지는 전적으로 영화의 역량에 달린 일이다. <로켓맨>은 전형적인 상승과 하강의 구조도 그대로 따르지만은 않는다. 치유 모임에서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나씩 털어놓는 전개는 그 자체로 이야기 속의 이야기가 되기도 하지만 영화의 모델이 된 엘튼 존 본인이 제작자로 참여했다는 점에서 그의 음악과도 겹쳐 보인다. 본인이 작사하지 않는 음악을 본인의 이야기처럼 만드는 능력, 장르에 얽매이지 않고 본인이 스스로 장르가 될 수 있을 만큼의 무대 장악력은 <로켓맨>의 바탕처럼 다가오는데, 영문 포스터에 적힌 'Based on a true fantasy'라는 말이 이보다 정확할 수 있을까. 아픔을 꿈으로 승화해낸 인물의 삶은, 그리고 스스로를 부정하지 않고 끌어안은 인물의 삶은 오래도록 이야기로 반복되고 기억된다. 현재형으로. (2019.06.10.)



"And I think it's gonna be a long long time..." ('Rocket Man'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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