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과 장편, 문자와 영상
김금희 작가의 장편소설 『경애의 마음』을 다시 꺼내 읽고 있다. 최근 들어 단편 위주로 읽다가 장편을 펼치는 게 조금 오랜만이기 때문인지 이야기에 있어서 단편과 장편의 구조적 차이를 생각하게 된다. 영화에도 거의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것일 텐데, 주로 사건과 서사 위주('서사'라는 표현이 여기 썩 어울리지 않지만)인 장편과 내면과 감정 묘사 위주의 단편이라고 일단 적어볼까. 반면 『경애의 마음』은 사건의 흐름만큼이나 인물과 공간 묘사가 너무나도 구체적이고 섬세한데 조금도 과잉되지 않고 '경애'와 '상수'라는 캐릭터를 위해 꼭 필요한 것으로 다가왔다. 그러다 두 사람의 이야기를 영화로 보고 싶단 생각을 하던 중 모임에서 누군가 정유정 작가 신작 『진이, 지니』에 대해 말하는 것에 공감했다. 글을 통해서 '진이'와 '지니'라고 적을 때의 명확한 차이를, 말로 '진이'와 '지니'를 발음할 때 얼마나 잘 살려낼 수 있을까 하는. (2019.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