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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진 Jun 16. 2019

냉혹한 현실을 재확인하는 가족 희비극

영화 <기생충>(2019)으로부터

<기생충>을 다시 관람했다. 첫 관람 이후 한 번 더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실행에 옮기는 게 조금 늦어졌음에도 모든 장면과 상황들이 생생했다. 특히 눈에 들어온 것은 영화의 첫 장면과 마지막 장면이었다. 영화 속 모든 폭풍이 지나간 후에야 돌이키는 두 장면은, 서로 거의 차이점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구도와 프레임 안의 내용이 비슷하면서도 동시에 모든 것이 달라져 있는, '상징적인' 대목이었다. 달라진 건 계절뿐이라고 (영화 속 사건의 경과를 제외하면) 생각할 수 있을 만큼. 다시 생각해보면 계급이나 신분, 혹은 빈부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는 영화가 없었던 것도 아닌데, 결국 작품을 만드는 건 이야기 자체보다도 그것을 그려내는 방식과 화법일 것이다. 봉준호라는 이름 자체를 하나의 장르라고 (모든, 일정량 이상의 필모그래피를 쌓은 감독들이 그렇듯) 칭하는 일이 전혀 과하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기생충>은 그래서 '좋은 영화'였다. (2019.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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