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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진 Jun 27. 2019

가지 않으면 안 되는 길 앞에서 멈춰 있는 건 아닐까

영화 <싱 스트리트>(2015)로부터

3년 전 늦은 봄날의 극장에서 본 'For Brothers Everywhere'라는 희고 작은 세 단어를 아직도 잊지 못했다. 코너와 라피나는 정말, 캐딜락을 타고 자유를 되찾았을까. 정말 어디든 갈 수 있을까. '지금이 아니면 다시없을' 순간이 누구에게나 한 번은 찾아올 텐데, <싱 스트리트>는 바로 그 길에 관한 영화다. 누군가는 코웃음 치겠지만 자신에게는 반드시 가야만 하는 무엇인 것, 폭풍을 뚫고 바람을 넘어 삶의 터전을 떠나서라도 찾아야만 하는 길이고 불러야만 하는 이야기인 것이 있기 때문이다. 원래부터 감독의 전작 <비긴 어게인>보다 더 뛰어난 영화라고 줄곧 생각해왔지만 몇 년이 지나 다시 꺼내보는 마음은 좀 더 입체적이고 복합적이다. 바로 내가 지금, 가지 않으면 안 되는 길을 앞두고 혹은 갈림길을 사이에 두고 어디로도 가지 못한 채 그저 여기에만 있는 것 같아서. 훗날의 나는 지금을 어떻게 기억하게 될까. 브렌단의 마음으로 누군가를 대신 바라보게 되지는 않을까. 다음 주면 2019년의 하반기가 된다. (2019.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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