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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진 Jun 30. 2019

더 나은 세상을 꿈꾼 대통령의 드라마

드라마 [지정생존자] 시즌 3

타의로 대통령이 되었던 톰 커크먼은 두 개의 시즌을 거쳐 세 번째 시즌에 와서도 여전히 방황하고 고뇌하지만 동시에 사려 깊고 신중하며, 감정을 숨기지 못할 때도 있지만 스스로를 기만하려 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제는 스스로의 결심과 의지로 '진짜' 대통령이 되기를 꿈꾼다. 그러나 무소속으로 재선에 도전한 그도 어쩔 수 없이 정치의 세계에 한 발 더 내딛으면서 이상과 현실 사이의 끝 모를 갈등을 마주한다. [지정생존자 시즌 3]는 이전 시즌을 함께한 기존 캐릭터 활용과 본 시즌에 합류한 새 캐릭터 활용 사이의 균형감각 면에서는 일부 아쉬움이 느껴지는 면도 있다. 그러나 불과 10회에 불과한 (지난 시즌에 비해) 짧은 분량에도, 동시대의 정치, 사회적 현안들을 이물감 없이 반영하는 능력은 더 탁월해졌다. 그러면서도 주인공은 물론 주변 인물들 각자의 사연을 조금 더 내밀하게 들여다보았고, 애매하게 결합되었던 첩보물 대신 진득한 정치 드라마 본류로 복귀했다. 특히 마지막 10화의 마지막 10여분 가량 펼쳐지는 장면들은 (나온다면) 앞으로의 시즌을 향한 여지를 남겨두면서 동시에 주인공의 선택과 행동에 대해, 그리고 남겨진 이야기들에 대해 시청자 역시 생각하게 만든다. 시즌 1을 특히 좋아했고 시즌 2에서는 고개를 잠시 갸웃거리기도 했지만 시즌 3에 와서 다시 이 드라마의 장점과 매력에 수긍하게 되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영화나 혹은 제이슨 라이트먼의 <인 디 에어> 같은 작품들을 떠올리게 만드는 비연기자들의 실제 인터뷰 활용도 [지정생존자]가 어떤 세상을 꿈꾸며 그 사회 구성원들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강조하는 좋은 선택이다. (2019.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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