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동진 Jul 07. 2019

책 속의 이야기에 다녀온 듯한 경험에 관하여

얀 마텔의 『파이 이야기』로부터

다른 분이 쓴 과제 글은 많이 읽었지만 과제를 직접 하는 건 꽤 오랜만이다. <여름은 짧아 글을 써! 여러분> 클래스의 첫 번째 과제 '다시 쓰기'를 제출했다. 제임스 설터가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연인』에 대해 쓴 문장을 내가 읽은 책과 내 생각들로 바꿔 쓰기. 전에 영화리뷰에 썼던 문장들을 떠올렸고 책 속의 장면들을 다시 생각했다. "얀 마텔의 『파이 이야기』를 읽으며 저는 아무도 본 적 없는 식인 섬에 머물렀습니다. 떼 지어 운집한 미어캣들을 손으로 밀쳐내고 당도한 연못의 낮과 밤이 어떻게 다른지를 봤습니다. 식인 섬에 가기 전에는 어두운 밤 심해의 고래가 수면 위로 만드는 파도에 잠식되기도 했어요. 파이 파텔이 의지할 것이라곤 식량이 얼마 남지 않은 작은 구명보트와 벵골 호랑이 리처드 파커 뿐이었어요. 파이는 어떻게 살아남았을까요? 슬프게도 이 이야기는 누구에게도 자신이 그것을 겪었음을 증명할 수 없는 이야기입니다. 말하자면 '겪어낸 이야기'와 '들려준 이야기', 그리고 '소화한 이야기'가 공존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비록 허구의 이야기라 해도 이 책은 제게 수많은 희망의 낮과 절망의 밤들을 지나 다시금 내일의 이야기를 꿈꿔보게 해 주었습니다. 이 세계의 수많은 모순들이 어떻게 나를 살게 하는 것일지, 이야기를 넘어 계속되는 삶에 관해 끊임없이 생각해 보면서 말이에요." (2019.07.04.)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 스틸컷


매거진의 이전글 어쩌면 내게 드라마계의 '레디 플레이어 원'이 될지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