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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진 Jul 14. 2019

벗어날 수 없는 낙원에서의 밝은 지옥도

영화 <미드소마>(2019)로부터

아리 에스터 감독의 영화 <미드소마>(2019)는 '낯선 백야의 공포'다. 직접적으로 '무서운 장면'을 통해 그것이 전해지는 게 아니라 마치 속세와 떨어진 산중 낙원 같은 곳에서 내내 펼쳐지는 (기괴하다고 여기거나 싫은 것으로 치부할 수 있는) 온갖 '의식'들과 인물들의 반응 및 행동으로 빠져나올 수 없는 분위기를 만든다. <미드소마>는 처음에는 '대니'(플로렌스 퓨)가 미국에서 겪은 참담한 사건들의 영향 속에서 헬싱글란드에 들어선 '대니' 본인이 매 순간 느끼고 받아들이는 것에 집중한다. 하지만 이 '하지제'가 계속될수록 어쩔 수 없이 축제 의식에 동참하는 (미국인이 아닌) 사람들의 행동과 축제의 내용 자체가 두드러진다. 특히 몇몇 장면에서는 영화 자신이 잘 쌓아 올린 분위기보다 충격적인 이미지에 기대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작가이자 감독 본인이 확고하고 분명하게 구상한 세계관을 빠르지 않은 호흡으로 고수하고 또 강렬한 잔상을 남기는 결말까지 구축해내는 <미드소마>의 매력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2019.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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