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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진 Jul 19. 2019

사실인 것과 진실인 것, 그리고 선택된 사실인 것

다큐멘터리에 관하여

다큐멘터리는 영화의 장르 구분의 하나다. 그 자체로 극영화와 구분되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방송 다큐멘터리도 마찬가지고 극장에서 보는 다큐멘터리도 마찬가지인 것은, 소재나 대상을 완전히 있는 그대로 담는 게 아니라 연출자나 작가의 특정한 관점이나 시선에 따라서 선택적으로 담는다는 점이다. 아무런 개입도 들어가지 않은 온전한 재현을 해야만 한다는 건, 불가능한 것을 억지로 가능하게 하라는 주장과도 같다. 방송에서 보는 1시간 남짓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도 수백, 많게는 수천 분의 영상 중 취사선택하고 다듬어 '편집'한 장면을 보는 것이다. 영화도 당연히 마찬가지. 최근 극장에서 아쉽게 놓친 다큐멘터리 몇 작품에 대한 코멘트들을 보다가 (왓챠 등) 창작자의 '태도' 혹은 '개입'을 언급하는 내용들이 조금 눈에 띄었다. 다큐멘터리는 어차피 있는 그대로를 담는 게 아니다. 카메라를 든 인물과 취재 대상이 서로 친해지는 과정이 담기기도 하고 창작자의 입장과 반하는 어떤 인물의 발언이 들어가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서 그게 거짓인가? 영화는 이야기를 담는 하나의 매체이지 이야기 자체는 아니다. 다큐멘터리는 '극'적인 형식을 빌리지 않고 '가능한 날것을 담기 위해 노력한' 것이지 '처음부터 끝까지 완전히 가공되지 않은 것만을 담아야 하는' 것이 아니다. (2019.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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