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회 현장에서 느낀 당혹스러움
아쉬가르 파라디 감독의 신작 영화 <누구나 아는 비밀>의 시사회에 다녀왔다. 대체로 감독의 전작들에 비해서는 조금 아쉽다는 평이 국내외에서 다수 보이는데, 어쨌든 생각할 이야기와 질문들을 많이 주는, 좋은 영화였다. 그러나 몇 년간 수많은 영화를 극장에서 보면서 겪었던 일 중 손에 꼽을 만한 일이 있어 적어둔다. 영화를 보는 내내 '당신은 이게 그렇게 웃기세요?'라고 묻고 싶을 만큼 내 옆자리 관객을 비롯한 일부 관객들은 전혀 웃을 분위기가 아닌 장면들에서 마치 집 거실 텔레비전으로 드라마 볼 때와 같은 '리액션'을 관람 내내 보였다. 그래, 출생의 비밀이라든가 소위 '막장 드라마'로 칭해지는 작품들에서 볼 법한 요소들이 <누구나 아는 비밀>에도 없지 않다. 한데 상황이라는 게 있고 맥락이라는 게 있다. 무엇보다 극장은 거실이나 안방이 아니며 여러 사람과 함께 머무는 공공장소다. 오직 본인의 엔터테인먼트만이 중요한 사람들을 나는 공공장소에서 향유하는 문화에 어울리는 사람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일명 '관크'라 부르는 건 저 멀리 있는 개념이 아니다. (2019.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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