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로 사람을 공감하려는 노력
사용하던 노이즈 캔슬링 무선 이어폰을 처분했다. 다른 제품을 사용하게 된 지는 꽤 되었는데 어쨌든 중고 거래를 한 후에 그 물건을 구입하게 된 계기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소니 WF-1000X. 토드 헤인즈의 <원더스트럭>(2017)을 극장에서 본 뒤 감독의 인터뷰들을 뒤적이던 중 그가 주연배우 밀리센트 시몬스와 함께 (청각장애가 있는 그의 감각을 한정적으로나마 체험하고자) 노이즈 캔슬링 헤드셋을 착용한 채 뉴욕 시내를 거닐었다는 일화를 접했다. 기술의 발전이 누군가에게는 좀 더 섬세한 이야기를 만들기 위한 영감이 된다는 사실은 내게도 그것을 한 번쯤은 체험해보고 싶게 만들기 충분했다. 물론 귀가 들리는 사람이므로 노이즈 캔슬링 기술이 아무리 정교하다 한들 경험할 수 있는 단절의 정도는 극히 한정적이지만 유의미한 통찰이라 할 수는 있다. 지금은 다른 블루투스 이어폰을 사용하고 있지만 그 제품을 처음 구입할 때 느낀 어떤 영감 같은 건 쉽게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2019.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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