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이야기와 보여주는 이야기의 차이

단편 <선화의 근황>으로부터

관객의 취향에서 진행되는 'N열 시네마'를 통해 단편영화 <인서트>와 <선화의 근황>을 감상했다. 여기서는 <선화의 근황>에 대해 적기로 한다. 새로 취업한 빵집에서 중학교 동창 '진경'을 만나게 되는 '선화'의 이야기. 마지막 두 개의 장면을 보고는, 주어진 상황에 대해 관객 각자의 판단에 그 결론을 맡기려는 의도를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진경'이 직장에서 은근한 따돌림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안 '선화'의 내면 갈등을 그리려 했다면, '선화'가 갈등하게 되는 정황을 좀 더 묘사했어야 하지 않을까. 이를테면 '진경'의 비밀을 '선화'가 '박 과장'에게 이야기했는지 여부가 중요치 않다면 '선화'가 갈등할 수밖에 없는 이유 - 예컨대 빵집 내에서의 '선화'의 승진이나 부서 이동과 같은 정황 - 에 대해 더 충실히 설명했어야 하겠다는 것. 그렇지 않다면 다르덴 형제의 영화에서 여러 차례 이미 만났을 법한 익숙한 직장 내 이야기가 된다.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직장 내 구조적인 문제를 그리고 싶었다는 의도만큼은 최소한 납득 가능하기는 했지만. (2019.07.31.)

---

*좋아요와 덧글, 공유는 글쓴이에게 많은 힘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