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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진 Aug 05. 2019

원작자의 의도와 각색자의 의도 사이

영화 <러블리 본즈>(2009)로부터

영화 <러블리 본즈>(2009)의 원작자인 앨리스 세볼드는 자신이 실제로 성폭행을 당했던 경험을 기반으로 소설을 썼다고 한다. 그래서 소설에는 '수지 새먼'이 이웃집 남성에 의해 강간 살해당하는 대목이 구체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피터 잭슨 감독은 이를 영화화하면서 해당 배역을 연기하는 시얼샤 로넌이 맡기에 감정적으로 많이 힘겨울 수 있는 ('too traumatic') 대목이라 각색 과정에서는 이를 생략한 것으로 전해지는데, 정작 앨리스 세볼드는 이 결정에 대해 반대했다고 알려진다. 무엇이 정답일까. 원작자의 의도를 존중하는 것이 맞을까, 혹은 영상화에 적합하다고 여겨지거나 제작진이 고려하는 방향에 따라 취사선택하는 것이 맞을까. 소설의 영화화 과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이언 매큐언이나 길리언 플처럼 원작자가 직접 각색하거나 혹은 그렇지 않거나. 국내의 한 수입사는 모 영화의 잔혹한 장면을 들어내기 위해 직접 감독과 제작사를 설득('그 장면이 없어도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바를 담아낼 수 있다')했던 일화도 있다. 관련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결정이란 과연 가능한가? (2019.08.04.)



*상술한 수입 영화는 R등급 영화를 15세 이상 관람가 심의에 맞추기 위해 무단으로 편집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추후 '감독판'이라는 이름으로 해당 장면을 삭제하지 않은 버전을 따로 개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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