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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진 Aug 11. 2019

극장 밖에서의 경험을 좌우하는, 영화의 분위기

영화 <퍼스널 쇼퍼>(2016)로부터

"뭘 기다리는데요?" "먼저 죽는 사람이 신호를 보내기로 맹세했죠." 올리비에 아사야스의 영화 <퍼스널 쇼퍼>(2016)에서는 스웨덴 화가 힐마 아프 클린트의 작품이 주의 깊게 언급된다. 그는 '추상미술의 선구자'로 꼽힌다고 하는데,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연기한 '모린'과 마찬가지로 힐마 역시 영매였다고 한다. <여름의 조각들>(2008) 이후 올리비에 아사야스 영화는 예술이라는 범주 내에서 매번 다른 소재와 고민을 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감독의 작품 세계를 놓고 보면 결국은 겉으로 보이는 세계 이면의 무엇인가를 계속해서 표현하려 한다. 내가 인식하는 것이 세계의 전부가 아니라 내가 알지 못하는 세계가 분명히 있음을 <퍼스널 쇼퍼>는 생각하게 만든다. 극장에서 놓쳐서 아쉽지만, 어두운 밤 방 안에서 혼자 넷플릭스로 보기 딱 좋았던 영화였다고 하겠다. 극장이 아닌 곳에서 영화를 볼 때, 그 영화에 대한 감상을 좌우하는 것 중 하나는 그 영화가 만드는 '분위기'에 관한 것인데, <퍼스널 쇼퍼>는 적어도 그걸 이루는 데 성공했다. (2019.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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