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애란의 소설을 처음 접한 건 영화로 각색된 <두근두근 내 인생>(2014)을 극장에서 관람했을 때였다. 마침 서울에 일이 있어 오신 부모님과 함께였고, 영화에 대한 여러 가지 감상들이 있었고 나름대로 글로도 정리했지만, 정말로 '김애란의 소설'을 접한 건 그로부터 몇 년 후. 단편집 『바깥은 여름』과 『비행운』을 읽게 되었다. 이런 작가를 왜 이제야 만나게 되었을까. 하는 마음으로 그녀의 문장들을 곱씹으며 거기 담긴 감정들을 음미했다. 그리고 마침내! 북클럽문학동네에서 마련한 '프리미엄 강연' 8월의 주인공이 바로 소설가 김애란이었다. 고대했던 자리. 강연 말미에 "문학은 할 수 있는 것보다 할 수 없는 게 훨씬 더 많습니다"라며, "인생에 대해 여전히 잘 모르지만 우리 인생에 좋은 일보다는 그렇지 않은 일들이 더 많을 거라는 것 정도는 알 것 같다"라며, 자신이 왜 소설을 쓰게 되었으며 삶과 글쓰기의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는지에 대해 유머러스하면서도 노련하게 이야기하는 김애란의 말을 듣는 내내 행복했다. 내가 이래서 그의 소설을, 나아가 문학을 좋아하는 것이구나 하고. (2019.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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