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 공동체가 있다는 기쁨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엔터테인먼트라는 넓은 의미의 동종 분야에서 각자의 길을 걸으며 서로 응원 겸 '덕질' 공유를 하는 이가 있다. (취향 덕질 공동체!) 카페 갔다가 밥 먹고 다시 카페. 음식 사진 대신 그동안 본 영화의 포토티켓이나 새로 구입한 책, 소장하게 된 굿즈 등을 한가득 꺼내놓는 대화. 여러 바쁜 사정들로 비교적 오랜만에 보게 되었는데, 근황을 늘어놓다가 내가 최근에 쓴 글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레디 플레이어 원>에 대한 글이었고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말 중 한 대목을 주목하면서 '극장에서 보는 영화'에 대해 생각한 흔적이었다. 커피를 마시며 그 글의 착상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고, 그날 밤에는 미처 생각해보지 못한 것도 담겨 있고 글이 전하려 한 주제에 공감했다는 소감을 전해 들었다. 미진한 글을 누군가 적극 공감하며 소중한 마음으로 읽어줄 때, 내 마음 역시 그와 비슷한 종류의 소중한 마음이 된다. 글은 언제나 쓴 사람의 생각과 감정을 100% 담을 수 없는데, 어떤 경우에는 그것이 성공한 느낌인 것. (2019.08.11.)
*책 『그 영화의 이 세상은 없겠지만』(2018)에서 글을 구분한 챕터명 중 하나인 '영화는 영화를 영화처럼'이라는 말은 일전의 그와의 대화 중에서 나왔던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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