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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진 Aug 19. 2019

과거의 영광을 한 번 더 재생하기

영화 <라이온 킹>(2019)으로부터

<라이온 킹>(2019)은 영원히 순환하는 이야기를 세대에 걸쳐 재생산하기 위한 고전적 야심이 돋보이는 영화다. 다만 신화적이면서도 어쩌면 낡다고 할 수 있을 만큼 해묵은 이야기를 거의 건드리지 않는 대신 <라이온 킹>이 택한 건 'Reimagining'보다는 'Photorealistic'이다. 북미에서 개봉 전 전망치보다 못한 성적을 기록하고도 이미 전 세계 극장 수익은 14억 3,500만 달러를 넘은 <라이온 킹>에 대해 결과적인 감상으로는 국내 필자들의 평에 온전히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송경원 기자는 "하고 싶은 게 있었다기보다는 할 수 있으니까 해버린 리메이크"라고 언급했고, 김혜리 기자는 "디즈니 주주에게만 필요한 리메이크"라고 평했다. 요컨대 <라이온 킹>은 '기술력을 시험해볼 겸' 만든 하나의 소품이라 해도 될 것이다. 적어도 프라이드 랜드에 정말로 온 듯한 사실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이미 존 파브로 감독은 <정글북>(2016)의 시퀄을 연출할 예정이고, 롭 마샬 감독의 <인어공주>를 비롯해 개봉 예정작부터 개발 단계에 있는 프로젝트까지 열두 편이 넘는다. 애니메이션의 팬들이 이 실사화에 대해 아쉬워할 만한 대목이라면, 이번 소품이 다름 아닌 '디즈니 르네상스'로 칭해지는 시기의 <라이온 킹>(1994)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9.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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