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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진 Jan 03. 2016

드러내놓고 영화라고 안했을 뿐

<셜록: 유령신부>(2015), 더글라스 맥키넌

<셜록: 유령 신부>(2015), 더글라스 맥키넌


극장판이 아니라 TV 에피소드에 지나지 않으니 영화로 오해해서는 안 될 것.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주연의 <셜록 홈즈>(2009), <셜록 홈즈: 그림자 게임>(2011)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음) 드라마를 모른다면 자기들끼리만 즐거운 파티에 불청객으로 끼어서 앉아 있는 기분이 들기 쉽다. 단일 작품으로서 감안해도 각본은 원작을 등에 업었을 뿐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한 점을 빼면 내세울 게 없으며, 연출과 촬영과 편집은 추리극으로서의 설계보다 과시적인 기교만 앞세운다. 배우와 드라마의 팬 서비스에 불과한 이 작품을 두고, 영화라 하기에는 다소 민망하다. 특히 앞뒤 합쳐 25분 가량의 '특별 영상'에서는 그 괴리감이 절정에 이른다. (★ 4/1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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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월 2일 (국내) '개봉', 115분, 12세 관람가.

출연: 베네딕트 컴버배치, 마틴 프리먼, 마크 게티스, 앤드류 스캇, 루퍼트 그레이브스, 우나 스텁스, 나타샤 오키페 등.



개봉 전부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낚을까' 싶어 좀 우려스러웠습니다. BBC에서 신년 특집으로 'TV'에서 방영한 이 '에피소드'를 두고 "우와 셜록이 영화화됐네?" 하고 극장에 사전 조사 없이 해맑게 달려갈 사람들을 생각하면 좀 한숨이 나옵니다. <빌리 엘리어트 뮤지컬 라이브>(2014) 같은 뛰어난 공연실황도 극장에서 개봉하는 것이 자연스러우니 TV드라마 에피소드의 극장 개봉도 하지 못할 것은 없습니다만, 전자는 '공연실황'이라고 분명히 명시를 하고 있습니다.


딱히 눈에 띄는 와이드 개봉작도 없는 주간이니 이 <셜록: 유령 신부>를 보러 갈 이들이 많은 것은 당연합니다. 개봉일(1/2)에만 39만 명이 관람했죠. 이걸 [셜록]의 극장판인 것처럼 시치미 뚝 떼고 시놉시스를 새로 만들었고, '영화 상영 후 특별영상이 공개됩니다'라는 문구까지 태연하게 집어넣은 걸 보고 있자니... 미리 감안하고 극장에 갔으니 덜했지, 아니었다면 꽤나 화가 났을 겁니다. 늘 그렇지만 영화를 볼 때는 이래서 사전 정보가 반드시 필요한 것이죠. BBC 드라마 [셜록]의 마니아가 아니라면 이 작품을 극장에서 굳이 찾아서 봐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이게 지금 영진위 통합전산망 예매율 1위를 기록하고 있으니... 1월 극장가는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을 비롯해서 좀 추태로 시작하네요. 그러니 제게 2016년의 첫 '영화'는 다른 작품이 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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