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 않은 길과 가야 하는 길 사이에서
메일 하나를 받았다. 감사한 제안이고 짧지 않은 기간 동안 브런치에 글을 계속 써온 덕분이기도 한데, 일단 메일의 내용을 읽고는 고민이 자리 잡았다. 이제 직장인의, 즉 영화산업인의 자리를 완전히 벗어나 프리랜서, 혹은 작가로서 길을 제대로 닦기 시작해야 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했다. 실질적으로 불규칙한 퇴근 시간을 감수해야 하는 영화 업종에 종사하는 동안,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글쓰기나 글쓰기 클래스, 영화 모임 등의 일부는 지속적으로 영위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살다 보면 분명 미래를 정확히 알 수 없음에도 마치 현재 자신이 당면하고 있는 일을 하나의 갈림길, 즉 분기점처럼 생각하게 되는 순간이 있다. 오늘은 그런 하루 중의 하나였다고 말할 수 있겠다. 다행히도, 고맙게도, 앞의 고민은 주변의 다른 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일부 해소되기도 했고, 어쨌든 후회하지 않으려면 앞에 놓인 길이 어디든 가볼 것이 마땅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을 다시 했다. 조금 늦는다고 해서 길을 영영 잃는 건 아니니까. (2019.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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