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3일간의 일기. 명절에 대해 큰 감흥은 없지만 최근 새롭게 생긴 일상이 하나 있다면, 명절에 가족과 함께 영화를 보는 것이다. 지역에 멀티플렉스가 새로 입점한 덕분인데, 설날이나 추석, 혹은 여러 이유로 부모님이 계신 고향 집을 방문하게 될 때 엄마와 아빠는 종종 내게 영화 시간표를 물어보시곤 한다. 대체로 "요새 뭐 볼 만한 영화 좀 있나?" 하는 식이다. 그래서 서울이 아닌 영주에서 가족과 함께 제일 처음 본 영화는 작년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이었다. 얼마 뒤인 추석에는 <명당>을 봤고, 그 후 설날에는 <극한직업>을 봤다. 외국 영화를 선호하는 아빠와 한국 영화를 선호하는 엄마 사이에서 볼 영화를 고르는 건 대체로 내 몫인데, 인구 10만의 소도시에서 다양성 영화의 상영이 제대로 될 리 없으므로, 선택은 언제나 박스오피스 3위권 이내의 영화가 된다. 다만 나 역시 다양성 영화만큼 상업 영화도 좋아하므로, 관건은 가족과 엔터테인먼트를 즐기는 일 그 자체다. (2019.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