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서 보는 영화] 10월반 첫 시간의 질문
'관객의 취향'에서 진행하는 [써서 보는 영화]의 10월반 첫 시간을 진행한 날이었다. 지난달보다 조금 줄어든 인원. 새 얼굴들. 익숙한 공간. 특히 첫 시간이면 클래스에 오신 분들에게 영화에 대한, 글쓰기에 대한, 그리고 나에 대한 질문을 많이 유도하는 편이다. 기억에 남는 오늘의 질문. "영화를 한 번만 보고 글을 이렇게 쓰세요?" 글을 처음 쓰기 시작했을 때 나는 영화에 대해 글 쓰는 직업인들을 보며 같은 질문을 품었다. 그리고 내 능력으로는 그게 불가능해서 같은 영화를 반복해서 봤다. 그렇게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2014)나 <인터스텔라>(2014) 같은 영화들을 극장에서만 다섯 번 관람했다. 물론 나중에는 글을 쓰기 위한 무언가를 찾기 위해서라기보다 그냥 극장에서 그 영화를 또 보는 일 자체가 좋아서 극장을 또 간 것이었지만. 아무튼, 누구에게나 처음은 어렵다. 영화가 끝난 후 그 영화에 대해 쓰는 일은 곧 기억과의 싸움이기도 하다. 처음에는 무기력하게 패배했지만, 자꾸 보고 자꾸 쓰다 보니, 지지 않는다는 말을 할 수 있게 되었다. (2019.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