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책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에는 이런 문장이 있다. "글은 그냥 쓰면 된다. 누가 읽어주건 말건. 누가 좋아하건 말건 그건 다음 문제다. 굳이 말하고 다닐 필요도 없다. 글은 의무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쓸 수 있다. 그게 그렇게 힘들면 안 하면 그만이다. 글 쓴다고 잘 먹고 잘 사는 것도 아니다. 아니, 잘 먹고 잘살기 정말 어렵다." 저자의 진솔하면서도 위트 있는, 일상의 담백한 이야기들이 좋은 통찰과 위로를 안겨주는 이 책을 읽으며 최근의 글쓰기를 돌아보았다. 일정한 양을 채우기 위해 골몰해 있지는 않은가. 지난 글보다 지금 쓰는 글이 다 발전해 있는 글이라고 할 수 있는가. '1인분의 영화 사용법' 같은 거창한 제목의 브런치 매거진을 만들었고 영화 글쓰기의 태도와 경험에 대해 말하고 쓰고 있지만, 내가 그럴 만큼의 사람인가. 좋은 영화를 만나는 기쁨만큼 좋은 책을 만나는 기쁨도 크고 소중하다. 그렇다면 글도 마찬가지인데, 스스로 쓰는 글이 누군가에게 그런 '좋은 것'으로 다가갔으면 한다. (2019.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