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2019)로부터
(직전 일기에서 계속) 이게 보통이 아닌 이유는 '선영'과 '재훈' 모두 지난 연애(혹은 결혼)가 아직 제대로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선영'은 남자 친구의 외도를 알게 된 후 자신도 다른 남자를 ('맞바람') 만남으로써 그와의 이별을 사실상 선언했지만 그는 여전히 회사 앞에 찾아와 결혼하자는 등의 '매달림'을 계속한다. '재훈'은 파혼했지만 매일같이 술을 마시고 전 아내에게 '자니?' 같은 카톡을 보낸다.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는 타이틀 롤을 카카오톡 메신저 말풍선을 활용해 짧게 보여주는데, 거기에는 사라지지 않은 숫자 '1'이 있다. 이 '1'이 생긴 이래 사람들은 상대가 자신의 메시지를 확인했는지 여부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었고, 나 역시 그리 되었다. 읽히지 않는 한 전해지지 않는다. 마치 '선영'과 '재훈'이 포장마차에서 술자리 중 입모양으로 상대의 단어를 맞히는 게임과도 같은 건데, 둘은 영화 최후반의 어떤 장면을 빼면 내내 서로 답을 못 맞힌다. 한편으로 이는 정답처럼 서로를 끼워 맞춰야 함이 아니라 연애에서 중요한 게 과정임을 역설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2019.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