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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진 Oct 21. 2019

'유린타운'을 보고 막연히 '기생충'을 생각하다

뮤지컬 <유린타운>을 보고

지인의 <유린타운> 공연을 보았다. 심각한 물 부족으로 인해 화장실 이용도 마음대로 할 수 없고 공중화장실 역시 유료로 이용해야만 하며 그마저도 '쾌변주식회사'라는 기업에서 독점적으로 운영 및 관리하는 세상. 쾌변주식회사는 의회와의 모종의 커넥션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으며 화장실 이용할 형편도 제대로 갖추고 누리지 못하는 빈민들은 가장 기본적이고 생리적인 욕구마저도 마음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환경에 노출되어 있다. 동명의 브로드웨이 공연을 원작으로 한국식으로 각색한 이 <유린타운>을 보면서 <기생충> 같은 영화가 떠오르는 건 자연스러운 수순이겠다. 그렇다면 이것은 계급과 빈부를 논하는 이야기인가. 하층의 사람들이 분노와 울분을 참고 참다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일어서고 그 승리를 쟁취하는 이야기인가. 그렇기만 했다면 <유린타운>은 지금처럼 여운과 질문을 남기는 이야기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그건 너무 뻔하고 또 너무 이상적이기 때문에. (2019.10.13.)

(다음 일기에 계속)


The POM 뮤지컬 <유린타운>(10월 13일, 성수아트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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