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100일 동안 100가지로 100퍼센트 행복 찾기>로부터
독일의 배우 겸 감독인 플로리안 데이비드 핏츠의 주연, 연출작인 <100일 동안 100가지로 100퍼센트 행복 찾기>는 짧지는 않지만 아주 명쾌한 국내 개봉용 제목이 영화의 절반 이상을 이미 말한다. IT 기업의 공동 대표이자 친구인 '폴'과 '토니'는, 거액의 투자 유치에 성공한 것을 자축하는 사내 파티 자리에서 술기운으로 서로 무모한 내기를 시작한다. 각자의 모든 소지품을 창고에 넣어버리고, 하루에 딱 한 가지만 창고에서 꺼내올 수 있으며 물건을 구입하거나 혹은 누군가 대신 구입 혹은 조달해주는 등의 도움 없이 100일을 버티는 내기다. 직원들은 이를 두고 두 대표 중 누가 이길지를 가늠하며 두 사람의 집에 관찰 카메라까지 설치한다. 소지품이란 옷가지도 포함하므로 내기 첫날 (전날 필름이 끊긴) 두 사람은 각자의 방에서 알몸 상태로 잠에서 깬다. 이처럼 코미디의 외피를 쓴 채로 <100일 동안 100가지로 100퍼센트 행복 찾기>는 두 사람의 상이한 생활양식으로부터 삶의 태도와 소비의 본질에 대한 좀 더 넓은 질문을 던진다. 제목만으로는 마치 현대인의 과소비를 경고하며 일명 '미니멀리즘'을 권장하는 영화일 것처럼만 보이지만. (2019.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