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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진 Oct 30. 2019

소셜미디어의 나는 과연 '꾸며진 나'이기만 한가

영화 '트루 시크릿'으로부터

줄리엣 비노쉬 주연의 영화 <트루 시크릿>(2018)은 중년의 대학교수 '클레르'(줄리엣 비노쉬)가 남자 친구의 주변인을 염탐하기 위해 소셜미디어 계정을 만들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 영화다. 관건은 '클레르'가 자신을 숨기기 위해 그 계정을 가명에다 다른 사람의 사진을 사용해서 만든다는 것.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클레르'는 '클라라'라는 이름으로 만든 그 계정을 통해 어떤 사람과 우연히 채팅을 나누던 중 그 사람에게 이끌린다. 두 사람은 거의 실시간으로 메시지를 주고받는 단계에서 마침내 전화통화를 하고, 폰섹스를 한다. 영화의 다음 단계는 자연히 두 사람이 소셜미디어를 벗어나 오프라인에서도 만남을 갖게 되느냐 하는 것일 텐데, <트루 시크릿>은 단지 소셜미디어를 둘러싼 명암에 대해서만 다루는 영화는 아니다. 좀 더 근본적인 질문이 가능하다. '클레르'가 '클라라'라는 이름으로 이성과 대화를 나누어 그 관계가 발전했을 때, 그 관계는 '클레르'의 것인가 아니면 '클라라'의 것인가? 마찬가지로 그 이성은 '클라라'를 본 것일까 '클레르'를 본 것일까. <트루 시크릿>의 프랑스어 원제는 '당신이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는지' 정도로 번역 가능한 <Who You Think I Am>이다. 그렇다면 소셜미디어 계정에서는 보여주고 싶은 자신의 모습을 선택적으로 보여줄 수 있으므로, 단지 누구든 될 수 있다는 것만이 결론일까. (2019.10.21.) (다음 일기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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