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기에서 계속) 우선 <트루 시크릿>이라는 국내 개봉용 제목도 나름대로 나쁘지 않은 번안이라고 생각해볼 수 있다. 진짜 비밀. 이것은 곧 관객을 향한다. <트루 시크릿>에는 관객이 끝내 알지 못하게 되는 비밀이 하나 있는데, 그건 마지막 장면에 있다. 그 마지막 비밀이란, '클레르'가 '뤼도'의 친구인 '알렉스'가 어떤 일을 겪었는지를 알게 된 후, '클레르'가 하게 되는 결심에 있다. 어떤 인물에게 전화를 거는 '클레르'. 상대는 그 전화를 받을까? 받으면 무슨 이야기를 할까? 어떤 영화는 자신이 갖고 있는 비밀을 관객이 알아낼 수 없고 각자 오직 상상만 할 수 있도록 꽁꽁 숨겨두는데 <트루 시크릿>은 그런 쪽이다. '클레르'가 영화에서 어떤 일을 겪게 되고서, 혹은 그 일을 알고 나서 자신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 한 편을 써내듯이. 이야기는 또 다른 이야기를 낳는다. 많은 경우 그 이야기는 능동적 추리 내지는 상상을 필요로 한다. 이 영화에서 그런 상상을 하는 일이 공허하거나 무의미한 것처럼 느껴지지 않게 하는 건 바로 줄리엣 비노쉬라는 배우의 공로다. (2019.10.22.)